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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국내)/경북

봉화 닭실마을 충재 권벌선생 관계유적지

 

봉화읍에서 춘양 방면의 36번 국도로 들어서자마자 왼쪽으로 솟을대문처럼 커다란 청기와문이 하나 나서서 눈길을 끈다. 경북은 양반마을이 많은 곳이니 열녀문은 있을 법도 하지만 높직한 시멘트기둥의 청기와문이라니? 마을 입구의 표시치고는 퍽 재미있으니 바로 유곡1리 버스정류장 표시다.

이곳 유곡은 안동 권씨 중에서도 권벌을 중심으로 한 일가의 동족마을이다. 마을은 창평천이 감싸돌며 동서로 길게 누워 있다. 동쪽은 ‘해를 토한다’는 뜻의 ‘토일’()이라고도 하고 ‘묘(12지의 토끼) 방향에 해가 뜨는 곳’이라는 뜻으로 ‘묘곡’()이라고도 하는데 행정상으로는 유곡2리이다. 먼저 만나게 되는 서쪽은 ‘유(12지의 닭) 방향에 해가 지는 곳’으로 ‘유곡’()이라 하는 유곡1리이다. 멀리서 보아도 기와집들이 연이어 있어서, 오래된 양반마을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바로 든다.

유곡은 한글로 풀어서 ‘닭실마을’이라고도 한다(그곳 사람들은 흔히 ‘달실’로 발음한다). 이 마을 동북쪽으로 문수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쳐 서남으로 뻗어내린 백설령이 암탉이 알을 품은 형상이고 동남으로는 신선이 옥퉁소를 불었다는 옥적봉이 수탉이 활개치는 모습이어서, 마을 서쪽의 산에서 바라보면 ‘금계포란’() 곧 금닭이 알을 품은 형국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이곳을 경주의 양동, 안동의 내앞, 풍산의 하회와 함께 ‘삼남의 4대 길지’의 하나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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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실마을 동영상

닭실마을 전경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국의 마을로 경주의 양동, 안동의 내앞,

풍산의 하회와 함께 삼남의 4대 길지의 하나로 꼽힌다.



석천계곡

 태백산지에서 발원한 물이 응방산과 옥적봉을 지나면서 봉화산골에서 흘러온 옥수와 합쳐져,

봉화읍 유곡리에 이르면 마침내 시원한 계곡을 풀어 놓는데 이것이 바로 석천계곡이다.

석천계곡은 주변 산세가 나즈막하고 소나무 숲이 울창하며,

골이 깊지 않아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계곡 깊숙히 들어갈 수 있다.

계곡폭도 넓고 평평하며 넙적한 바위가 자리를 깔아놓은 듯 계곡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 하얀 바위 위로 투명한 물이 흘러내린다. 어린이들이 놀기에

 이만큼 안전한 계곡도 드물다.

이 석천계곡에는 충재권벌의 장자인 청암 권동보가 지은 석천정사가 있다.

봉화에서 생산되었던 유명한 춘양목을 재료로 했으며, 잡석을 쌓아 올려

탄탄히 터를 다진 후 세웠다.

석천정사는 계곡 바로 옆에 세워져 있는데

난간에 기대어 내려다 보는 경치도 절경이다.

 

 

 

 이 천혜의 마을에 충재 권벌의 종가가 자리잡고 있다.

충재 권벌( , 1478~1548)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다.

성균관 생원 권사빈()과 파평 윤씨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가 태어난 안동의 북후면 도촌리는 외가 쪽인 파평 윤씨 세거지로서

그의 관료로서의 길이 뚫림과 막힘은 파평 윤씨와의 관련이 매우 깊었다.

어려서부터 문장에 밝았는데 27세 때인 연산군 10년에 대과에 급제하였으나

 연산군에게 직언을 올렸다는 이유로 죽임을 당한 내시 김처선의 ()자가 글에 있다는 이유로

취소되었다가 3년 뒤인 1507년에 다시 급제하여 관직에 발을 들였다.

 

 사간원, 사헌부 등을 거쳐 예조참판에 이르렀는데 중종에게 경전을 강론하기도 했으며

조광조가 신진사류의 대표로 왕도정치의 뜻을 펼칠 때 영남 사림파의 한 사람으로

기호사림파와 연결하여 개혁정치에 참여하였다.


 1519년 훈구파가 사림파를 대거 밀어붙인 기묘사화에 연루되어 파직당하고 귀향하여

어머니의 묘소가 있던 유곡에 자리잡았다. 13년 뒤인 1533년 복직된 뒤 명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오기도 하고 68세 때인 1545년 의정부 우찬성에 이르기도 했다.

그런데 이 해에 명종이 즉위하면서 을사사화가 일어나자 윤임 등을 적극 구하는

계사를 올렸다가 파직되었고, 이어 1547년 양재역 벽서 사건에 연루되어 삭주로 유배되어

 이듬해에 세상을 떠났으니, 평생 관직에 머물면서 비교적 파란이 많았던 생애라고 하겠다.

유곡의 유적들은 그가 기묘사화로 파직되었던 동안 머물면서 일군 자취들이다.

이곳 일대는 권벌과 관련된 유적들이 사적 및 명승 제3호로 지정되어 있다.

 

 

 

 

 

 

 

 

 

 

 

 

봉화달실마을